'4할타자가 삼성에 있다니...' 리그 MVP 페이스 신화 쓸까, 공포의 16°포 '압권'
2022.05.30 12:06:07

 

삼성 피렐라가 29일 잠실 LG전에서 7회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49경기나 치른 시점인데, 여전히 '4할 타율'을 기록 중인 타자가 있다. 늘 들소 같은 전력 질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삼성의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3·베네수엘라)가 그 주인공이다. 가히 리그 MVP급 페이스라 할 만하다.

삼성 라이온즈는 2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서 8-4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삼성은 5연패 늪에서 탈출, 24승 25패를 마크하며 5할 승률까지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리그 순위는 6위. 반면 LG는 2연승을 마감하며 28승 22패를 기록했다. 리그 순위는 3위다.

이날 경기 전까지 5연패에 빠져 있었던 삼성. 투,타 균형이 무너진 가운데, 그 중에서도 외롭게 분투하고 있는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피렐라였다. 이 경기 전까지 피렐라는 최근 10경기서 타율 0.406, 최근 4경기로 한정하면 5할(14타수 7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었다.

경기 전 허삼영 삼성 감독은 "연패에 빠져 있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결국 해줘야 할 선수가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지찬과 피렐라, 오재일의 흐름이 좋아 압축해서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피렐라는 허 감독의 믿음에 제대로 부응했다.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피렐라는 1회 유격수 땅볼에 그쳤으나, 3회 우중간 안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팀이 0-4로 뒤진 5회초. 1사 2루 기회서 피렐라가 타석에 들어섰다. LG 선발 투수는 김윤식. 피렐라는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체인지업(124km)을 마치 공을 쪼갤 듯이 강하게 받아쳤다. 피렐라 특유의 스윙. 타구는 라인 드라이브성으로 좌측 외야를 향해 뻗어 나갔고, 담장을 넘어갔다. LG 구단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이 홈런 타구의 각도는 16.6°로 상당히 낮게 깔리면서 날아갔다. 반면 타구 속도는 무려 174.3km에 달했다. 만약 공이 떨어지는 부근의 외야 관중석에 앉아 있었다면 충분히 공포를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각도와 속도로 보였다. 피렐라의 올 시즌 7호 홈런.

 

피렐라의 시즌 7호 홈런 그래픽. /사진=LG 트윈스 제공

 

피렐라가 5회 투런포를 터트린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앞서 4회말 홈런 2방으로 4실점 한 삼성이었다. 만약 피렐라의 홈런포가 없었다면 추격이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계속 끌려갈 수 있었다. 결국 7회 삼성이 5득점을 올리며 빅이닝을 만든 것도 피렐라의 홈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피렐라는 7회 무사 1,2루 기회서 좌전 안타를 치며 찬스를 이어나가는 역할을 했다. 8회에는 무사 1루 기회서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며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날 피렐라의 성적은 5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시즌 타율은 종전 0.398에서 0.409까지 끌어 올렸다. 피렐라는 올 시즌 타율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타율 0.352를 기록 중인 이대호로 피렐라와 꽤 차이가 난다. KBO 리그 41년 역사상 오로지 백인천만 4할 타율(0.412·250타수 103안타)로 타격왕에 올랐다. 당시 그는 MBC 청룡의 감독 겸 선수로 뛰면서 초대 타격왕에 이름을 올렸다. 2위였던 윤동균(OB베어스·타율 0.342)과 차이는 7푼이었다. 백인천 이후 현재까지 아무도 밟지 못한 고지로 남아 있는 4할 타율. 과연 피렐라가 신화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인가.

 

삼성 피렐라.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