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위해 우승하고 싶다" 고교 최고 수비+5할 타율 유망주의 각오.txt
2022.05.30 15:36:22

 

경남고 김정민./사진=김동윤 기자

 

고등학교 최고의 수비를 지녔다고 평가받는 경남고 김정민(18)이 우승을 향한 남다른 열망을 나타냈다.

경남고는 3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펼쳐지는 제7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경기 청담고를 상대한다.

2016년에 창단해 이번 황금사자기를 통해 전국대회 첫 8강, 4강, 결승 진출이란 새 역사를 쓴 청담고에 비하면 경남고(1945년 창단)는 체급이 다르다. 전국대회 우승 17회, 황금사자기 유일의 3연패 포함 6회 우승은 경남고를 소개할 때 나오는 대표적인 이력들이다.

하지만 황금사자기 우승(1974년)도 전국대회 제패(2003년)도 지금의 경남고에는 과거일 뿐이다. 1차전부터 우승 후보 덕수고를 물리친 경남고는 이후 장안고-덕적고-북일고-선린인터넷고를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그 과정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한 것이 중견수 김정민이다. 김정민은 북일고전에서 강한 바람으로 낙구 지점을 포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타구를 잡아내는 등 대회 내내 호수비를 펼쳤다. 한 KBO리그 스카우트는 "수비 하나만큼은 고교 레벨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북일고전 당시 마운드에 있던 경남고 에이스 신영우(18)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센터로 공이 날아가면 (김)정민이가 잡아준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김)정민이가 전국에서 수비를 제일 잘하는 선수라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외야를 보면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정민은 "내 쪽으로 타구가 자주는 안 왔는데 올 때마다 아웃 처리하긴 했다. 팀원들이 나를 정말 믿어주는 것 같다"고 답하면서 "공이 타자들의 방망이에 맞는 소리를 듣거나 탄도를 보고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뛰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비뿐 아니라 타석에서도 타율 0.500(20타수 10안타)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 중이다. 그 안에는 28일 선린인고와 4강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 3득점 맹활약도 들어있다. 하지만 선수 본인이 가장 매력을 느끼는 것은 수비였다. 김정민은 "안타는 자주 나오지만, 호수비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호수비를 했을 때가 더 좋고 희열과 보람도 느낀다. 또 호수비는 점수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하고 나면) 투수들을 돕는다는 느낌도 들어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자연스레 롤모델도 과거와 현재 좋은 외야 수비를 보여줬던 추신수(40·SSG)와 이정후(24·키움)였다. 김정민은 "추신수 선수에게는 야구에 대한 태도나 준비하는 자세를 배우려고 한다. 이정후 선수는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너무 멋있는 것 같다. 또 야구를 워낙 잘하시고 타격이나 수비나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해 닮으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정후 선수처럼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해 야구도 잘하고 인기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창단 첫 전국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청담고만큼이나 경남고 선수들에게도 이번 대회는 특별하다. 올해 초 훈련 도중 부상으로 빠진 유격수 손민석(18)을 위해서라도 우승을 하겠다는 각오다. 김정민은 "우리 학교 센터 라인이 좋다는 평가를 들었는데 (손)민석이가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함께 못하게 돼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다들 민석이 몫까지 해주고 있는거 같아 고맙고 그 친구를 위해서라도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