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골에 철심 박고 뛰는 40억 FA, ‘잠실 유격수' 홈런 신기록 보인다
2022.05.31 01:15:59

[OSEN=잠실, 지형준 기자] 29일 삼성전, 4회말 무사에서 LG 오지환이 선제 중월 솔로포를 날리며 김호 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2022.05.29 /jpnews@osen.co.kr


[OSEN=잠실, 한용섭 기자] LG 트윈스 오지환의 홈런포가 뜨겁다.

오지환은 30일 현재 10홈런으로 홈런 순위에서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홈런 선두는 FA 이적 후 장타력을 뽐내는 KT 박병호(16홈런)다. 2위는 SSG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11홈런). 오지환은 삼성 오재일, 팀 동료 김현수와 함께 공동 3위다.

LG는 김현수가 10홈런으로 홈런 공동 3위에 올라 있는 것도 이채롭지만, 오지환의 홈런 생산 속도가 더 놀랍다.

오지환은 2016년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뛰는 유격수로는 최초로 20홈런을 달성했다. 당시 121경기에서 타율 2할8푼과 20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로 오지환의 홈런 숫자는 많지 않았다. 2016년 20홈런 이후 5년간 8홈런-11홈런-9홈런-10홈런-8홈런에 그쳤다. 2020년 데뷔 처음으로 3할 타율을 기록했을 때도 홈런은 10개로 큰 변화는 없었다.

오지환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올 시즌 장타에 중점을 뒀다. 지난해 2번타자로 많이 출장한 오지환은 FA 박해민이 영입되면서 자신의 타순은 하위타순으로 예상했다. 그는 “출루 능력이 좋은 홍창기와 박해민 선배가 상위 타순으로 나가면 나는 주로 하위타순에서 칠 것이다. 장타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위타순에서 장타로 힘을 보태면 팀 타선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지환은 올해 다시 한번 20홈런이 가능해 보인다. 30일 현재 팀이 50경기를 치르고 10홈런, 산술적으로는 144경기 시즌이 끝나면 29홈런까지 가능하다. 자신이 유일하게 기록한 ‘잠실 유격수’ 20홈런을 두 번째 달성하면서 홈런 숫자도 더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류지현 감독은 오지환의 홈런 증가에 대해 “홈런을 칠 수 있는 기량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선수다. 파워도 있고, 타구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장점을 많이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컨택 능력이나 타격의 정교함은 아쉬운 편이나 손목 힘이나 장타력은 있다. 류 감독은 “오지환의 컨디션이 좋을 때는 좌측 홈런이 많이 나오는데, 좌측 홈런이 자주 나온다”고 했다

또 오지환은 이전보다 배트 길이가 약간 길고, 무게가 조금 무거운 배트를 사용하고 있다. 4월 중순, 팀 선배인 김현수가 오지환에게 배트 3자루를 선물했고, 오지환은 그 배트를 사용하면서 홈런 숫자가 늘어났다. 무게는 880g, 길이는 34인치의 배트로 오지환이 평소 쓰던 배트보다는 20g 정도 무겁다.


[OSEN=잠실, 지형준 기자] 27일 삼성전, 4회말 1사에서 LG 오지환이 선제 중월 솔로포를 날리고 더그아웃에서 동료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2.05.27 /jpnews@osen.co.kr


오지환은 지난 27일 삼성전에서 4회 수아레즈의 154km 직구를 끌어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앞서 1회 2사 1,2루 찬스에서 몸쪽 높은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는데, 2번째 승부에서는 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하이패스트볼을 마치 노린 것처럼 제대로 받아쳤다.

29일 삼성전에서는 0-0 동점인 황동재의 포크볼이 한가운데로 몰리자 놓치지 않고 휘둘렀고,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오지환은 올 시즌 타율은 2할5푼3리로 낮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장타를 터뜨리고 있다. 장타율 .455, OPS .766을 기록하고 있다. 오지환이 홈런을 때린 10경기에서 LG는 8승을 기록했다. 연장전 결승 홈런 등 결정적인 홈런도 많은 편이다.

오지환은 지난해 10월 29일 사직 롯데전에서 8회 김민수의 타구가 외야로 빠져나가는 것을 잡기 위해 몸을 날리다가 왼쪽 어깨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그라운드에 넘어지는 과정에서 왼쪽 어깨가 땅에 부딪혔다. 왼쪽 어깨 쇄골 골절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됐고, 포스트시즌에 출전하지 못한 채 수술을 받았다.

오프 시즌 재활을 마치고 올 시즌을 앞두고 2월 스프링캠프부터 정상적으로 참가했다. 오지환의 쇄골에는 부러진 뼈를 고정시키기 위한 철심이 박혀 있다. 그는 “올 시즌 끝나면 (철심) 제거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철심이 박혀 있지만, 리그 톱클래스의 수비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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