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콜업→4시간 비행→대주자→다시 마이너, 어떻게 하루 만에…냉정한 ML
2022.06.01 15:31:47

 

[OSEN=샌디에이고(미국 캘리포니아주), 최규한 기자]1군으로 콜업된 피츠버그 박효준이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2.05.30 /dreamer@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콜업부터 마이너 강등까지, 모든 게 하루 만에 일어났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박효준(26)에겐 냉정한 하루였다. 

박효준은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을 앞두고 빅리그 콜업을 받았다. 그 전날까지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소속이었던 박효준은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야간 경기를 치른 뒤 새벽에 콜업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짐을 챙겨 이동했다. 

외야수 벤 가멜이 햄스트링을 다치면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박효준에게 콜업 기회가 온 것이다. 박효준은 “새벽에 갑자기 연락이 와서 제일 빠른 비행기로 왔다. 4시간 정도 걸렸다. 급하게 왔지만 이런 경험이 처음은 아니다”면서 개의치않아 했다. 

37일 만에 메이저리그로 돌아온 것 자체가 좋았다. 그런데 이날 경기는 낮 1시10분 시작됐고, 박효준은 제대로 몸풀 시간도 없었다. 벤치에서 교체 출장을 준비했고, 승부가 연장전으로 넘어가자 10회초 승부치기 때 2루 대주자로 나섰다. 

희생번트로 3루에 진루한 뒤 야탑고 1년 선배인 샌디에이고 3루수 김하성과도 반갑게 인사했다. 짧지만 뜻깊은 만남이었다. 그러나 계속된 2사 만루, 키브라이언 헤이스 타석에서 상대 투수 폭투 때 홈을 파고들다 아웃됐다. 백네트를 맞고 강하게 튄 타구가 생각보다 빠르게 포수 쪽으로 넘어왔고, 박효준의 과감한 홈 쇄도는 주루사로 끝났다. 

 

[OSEN=샌디에이고(미국 캘리포니아주), 최규한 기자]연장 10회초 승부치기 2사 3루 상황, 피츠버그 3루 주자 박효준이 상대 폭투를 틈타 홈으로 쇄도했지만 샌디에이고 포수 호르헤 알파로의 블로킹에 걸려 아웃되고 있다. 2022.05.30 /dreamer@osen.co.kr



이어진 10회말 샌디에이고 선두타자 트렌트 그리샴이 2구 만에 끝내기 홈런을 치면서 박효준은 2루 수비도 잠깐 서고 끝났다. 타석에 설 기회는 없었다. 그래도 박효준은 “기회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기회가 많은 적든 왔을 때 좋은 모습 보이겠다”며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LA 다저스 원정을 앞두고 다시 트리플A 강등 통보를 받았다. 4시간 비행으로 급하게 왔지만 딱 한 경기, 10회 대주자와 대수비가 박효준에게 주어진 기회의 전부였다.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에 다시 마이너에 내려갔다. 안타깝지만 냉정한 메이저리그의 세계를 다시 한 번 실감한 순간이었다. 

하루 만에 콜업과 강등이 된 것은 박효준의 신분 영향이 크다. 박효준은 현재 피츠버그의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메이저리거 신분. 마이너리그 선수를 올리기 위해선 40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를 빼야 한다. 기존 선수를 방출할 때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 데뷔 2년차로 아직 마이너 옵션이 남아있는 박효준은 언제든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신분이라 피츠버그의 이런 야박한 결정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흔한 일이지만 이런 상황을 겪는 선수로선 보통 스트레스가 아닐 것이다. 

 

[OSEN=샌디에이고(미국 캘리포니아주), 최규한 기자]연장 10회초 승부치기 2사 3루 상황, 피츠버그 3루 주자 박효준이 상대 폭투를 틈타 홈으로 쇄도했지만 샌디에이고 포수 호르헤 알파로의 블로킹에 걸려 아웃됐다. 아쉬워하는 피츠버그 박효준(가운데). 2022.05.30 /dreamer@osen.co.kr



박효준을 트리플A로 내린 피츠버그는 이날 대만인 내야수 장유쳉을 콜업했다. 쓰쓰고 요시토모, 마이클 체이비스 등 1루수 자원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피츠버그는 내외야 유틸 박효준보다 코너 내야수 장유쳉이 필요했다. 피츠버그는 내야수 콜 터커를 양도지명(DFA) 처리하며 비워놓은 40인 로스터에 장유쳉을 넣으며 바로 올렸다.

우투우타 장유쳉은 지난달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서 DFA된 뒤 현금 트레이드로 피츠버그에 왔다. 지난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4시즌 통산 131경기 타율 2할8리 10홈런 46타점 OPS .637을 기록한 장유쳉은 올 시즌 4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이다. 

데릭 셀튼 피츠버그 감독은 ”선수를 영입할 때마다 어느 누군가가 빠져야 한다. 우리는 그럴 때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번에는 불행하게도 터커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터커는 지난 2014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4순위로 피츠버그에 뽑힌 특급 유망주였지만 4시즌 통산 154경기 타율 2할1푼1리 5홈런 OPS .573에 그쳤다. 올해도 18경기 타율 1할7푼5리 무홈런 OPS .397로 바닥을 쳤다. /waw@osen.co.kr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최규한 기자] 피츠버그 콜 터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