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방패 박살낸 '타노스' 9번 타자, 이게 '뚝심의 두산'이다
2022.06.11 20:57:46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1사 2, 3루에서 두산 강승호의 좌전 적시타 때 득점에 성공한 2루주자 정수빈(맨 앞)이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OSEN

 

두 번 실수는 없었다. 두산 베어스가 경기 막판 찾아온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짜릿한 역전승을 이뤄냈다.

두산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5-4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나란히 28승 30패를 거둔 KT(2무 포함)와 삼성을 제치고 단독 5위로 등극했다.

이날 두산은 안권수(우익수)-페르난데스(지명타자)-양석환(1루수)-김재환(좌익수)-허경민(3루수)-박세혁(포수)-김재호(유격수)-정수빈(중견수)-강승호(2루수)의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다. 전날 경기에서 유격수 안재석이 빠지고 김재호가 들어온 정도의 변화가 있었다.

전날 두산은 1-10으로 뒤지던 9회 초 엄청난 뒷심을 보여줬다. LG 투수 백승현을 상대로 대타 김인태가 3점 홈런을 터트리며 추격에 나선 두산은 이어 정수빈과 박계범이 출루하며 찬스를 이어갔다. 여기서 안권수의 2타점 3루타와 페르난데스의 1타점 적시타까지 나오며 두산은 결국 상대 마무리 고우석까지 끌어냈다.

비록 경기는 그대로 7-10으로 패배했지만 분명 소득이 있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11일 경기 전 "마지막에 친 게 그냥 끝난 것보다는 낫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물고 물리는 치열한 싸움으로 흘러갔다. LG가 1회 말 김현수의 2루수 앞 땅볼로 선취점을 올리자 두산은 3회 초 페르난데스와 허경민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LG는 4회 손호영(3루타)와 유강남(2루타), 홍창기가 모두 적시타를 터트리며 한순간에 스코어를 4-2로 뒤집었다.

두산도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7회 정수빈의 내야안타와 포일, 강승호의 우전 적시타로 두산은 한 점 차 경기를 만들었다. 이어 페르난데스의 안타 등으로 두산은 1사 2, 3루 절호의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LG의 세 번째 투수 정우영은 만루까지 가는 위기 속에서도 끝내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구원 평균자책점 1위(3.12) LG를 이대로 두산은 이겨내지 못하는 듯했다.


역전타의 주인공 강승호. /사진=OSEN

 

그러나 저력의 두산은 끝내 승부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8회 초 바뀐 투수 이정용을 상대로 박세혁이 볼넷으로 나갔고, 1사 후 정수빈의 우전 안타 때 기민한 주루플레이로 2, 3루의 득점권 상황을 만들었다. 여기서 9번 강승호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결국 두산은 5-4 역전에 성공했다. 두 번의 찬스 무산은 없었다.

리드를 다시 잡자 두산은 정철원과 홍건희를 투입, 남은 아웃카운트 6개를 깔끔하게 잡아냈다. '비브라늄'이라는 LG의 구원진을 두산은 '타노스'에 빙의한 강승호가 깨부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