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겸업 등장 & 포수의 좌익수 출전...'뎁스 붕괴' 롯데, 퓨처스는 선수 돌려막기
2022.06.12 16:40:23

 

롯데 포수 안중열은 12일 퓨처스 LG전에서 좌익수로 투입이 됐다 /OSEN DB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뎁스 자체가 붕괴됐다. 1군에 모든 선수들이 몰리니 미래의 젖줄이라고 불리는 퓨처스 팀은 포지션에 선수를 채우는 것도 버거울 정도로 운영이 힘들어졌다.

롯데 퓨처스팀은 12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LG와의 경기에서 6-7로 패했다. 선발 등판한 영건 김진욱은 5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김진욱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1군 로스터에 들어가야 할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주 포지션이 아닌 다른 포지션으로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현재 롯데는 정훈, 김민수, 김재유, 고승민, 신용수, 최민재, 강로한 등 1군 코어 전력은 물론 백업급 선수들까지 모조리 이탈했다. 한동희도 햄스트링 통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일단 1군 엔트리에 머물면서 대타로나마 경기에 나서고 있다.

결국 퓨처스팀에서 선수들을 불러올리니 퓨처스팀 선수들까지 고갈됐다. 중견급 선수들을 트레이드하거나 방출하면서 뎁스 자체가 얇아진 상황이라서 올해 같이 부상자가 속출한다면 속수무책이다.

결국 퓨처스리그 운영 자체가 힘들어지며 포지션 돌려막기를 해야 하는 실정이다. 지난 9일 고양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는 지명타자로 출장한 강태율이 포수로 들어가며 투수가 타석에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2-4로 뒤진 8회초 신인 투수 진승현이 타석에 들어서야 했다. 그러나 대타로 나설 야수가 없었다. 결국 투수에서 야수로, 야수에서 다시 투수로 전향했고 갈비뼈 부상에서 회복 중인 김대우가 대타로 나서야 했다. 결과는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그 외에도 지난 7일 경기부터 유격수가 주 포지션인 배성근은 중견수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12일 경기까지 5경기 연속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타자 시절 롯데 김대우 /OSEN DB



아울러 이날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안중열은 좌익수로 수비위치를 변경해서 경기를 뛰어야 했다. 그 외에 올해 육성선수로 입단한 포수 민성우는 5회말 수비 때 김서진을 대신해서 3루수 수비를 봐야 했다. 지명타자가 사라지면서 8회말 등판한 투수 이강준은 9회초 타석에 서야 했고 유격수 땅볼을 때렸다.

뜻하지 않은 포지션 전향과 투타겸업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은 12일 사직 KT전을 앞두고 “부상 때문에 2군에서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부상에서 재활을 하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발전적인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라며 “매일 경기는 해야 하니까 지금 어려운 상황을 팀적으로 극복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전날(11일) 경기 극심한 치통으로 지휘를 하지 못한 서튼 감독은 이날 정상적으로 덕아웃에 앉을 전망이다. 그는 “어제는 치통으로 2시간 밖에 자지 못했다. 처방을 받았지만 진통제가 너무 세서 경기를 치를 수 없었다”라면서 “오늘은 어제보다 많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