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졌다”…17승 에이스, 돌아오긴 돌아오는 걸까?
2022.06.12 18:59:16

 

두산 이영하 / OSEN DB

 

[OSEN=잠실, 이후광 기자] 3년 전 두산 팬들을 열광시킨 17승 에이스가 돌아오긴 돌아오는 것일까. 두산 우완투수 이영하(25)가 잦은 기복 속에 힘겨운 선발 복귀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9년 이영하는 두산 마운드의 최고 스타였다. 2016 1차 지명 이후 잠재력을 터트리며 29경기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로 비상했기 때문. 지금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6이닝 소화는 기본이고, 팀 승리가 필요할 때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로 에이스의 품격을 뽐냈다. 극적 정규시즌 우승의 밑바탕이 된 9월 19일 인천 SK 더블헤더 2차전 완투승(9이닝 3실점)은 아직도 그의 인생경기로 남아 있다. 아울러 이영하의 17승을 등에 업은 두산은 그해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영광은 그 때뿐이었다. 이듬해부터 2년 연속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에이스의 자존심을 구겼고, 작년 후반기 불펜 변신과 함께 가을 필승조로 이름을 날렸지만 그럼에도 2022시즌 연봉이 1억90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삭감됐다. 17승 에이스의 불펜 대기는 두산이 원하는 그림이 아니었다. 다만 작년 가을 활약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건 소득이었다.

그렇게 돌고 돌아 다시 선발로 복귀한 이영하. 스프링캠프서 “개막전 선발도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일단 중간 성적은 12경기 4승 4패 평균자책점 4.72로 애매하다. 12경기 중 퀄리티스타트는 3차례뿐이고, 4월 28일 잠실 NC전(3⅓이닝 8실점), 5월 17일 잠실 SSG전(1⅔이닝 8실점)처럼 조기에 와르르 무너진 경기도 제법 있었다. 최근 등판이었던 9일 잠실 한화전에서는 5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챙겼지만 투구수가 101개였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잘 던지고 싶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 보인다. 이전보다 생각이 많아졌다”라며 “특히 1, 2회가 항상 트라우마 같이 불안하다. 초반에 흔들리면 생각이 많아지고, 밸런스가 높아진다. 이영하는 밸런스가 낮을 때 공이 좋다”라고 진단했다. 실제 기록을 보면 이영하는 올 시즌 1회(.340)와 5회(.389) 피안타율이 가장 높다. 총 31개의 볼넷 중 1~3회에 무려 21개가 나왔다.

그렇다면 3년 전 17승 에이스의 위용은 되찾을 수 없는 것일까. 사령탑은 가능하다는 시선을 보였다. 정확히 말하면 이제는 그런 모습을 되찾을 때가 됐다. 김 감독은 “잘 던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올해는 구속도 잘 나오고 공 자체도 좋다”라며 “이제 (이)영하도 나이가 26살이 됐다. 흔히 하는 말로 한창때다. 이 정도 됐으면 스스로 이겨내고 다시 해야 한다”라고 애제자의 반등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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