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2군 ERA 9점대→그래도 선발 출격 통보... 38억 FA 중대 기로
2022.06.16 16:29:34

삼성 백정현.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최근 2군으로 내려갔으나 그곳에서도 부진했던 백정현(35)이 선발 출격 명령을 받았다. 19일 만의 1군 선발 등판. 중대 기로다. 과연 그가 스스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삼성 라이온즈는 16일 오후 6시 30분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주중 3연전 중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앞서 두 팀은 1승씩 나눠가졌다. 지난 14일에는 삼성이 0-7로 완패했으나 전날(15일) 경기서는 삼성이 6-3으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양 팀은 16일 경기의 선발 투수를 예고했다. 삼성은 백정현, LG는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선발 등판한다.

백정현이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며 명예를 회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백정현은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획득했다. 그리고 4년 총액 38억원의 조건과 함께 삼성에 잔류했다.

백정현은 지난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27경기에서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맹활약했다. 2020년 4승 4패 평균자책점 5.19였던 성적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일취월장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FA 계약 첫 해인 올 시즌 그의 투구 내용이 심상치 않다. 올 시즌 9경기에 선발 등판해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5패만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은 6.80. 총 49이닝을 던지는 동안 63피안타(11피홈런) 27탈삼진 15볼넷 38실점(37자책점)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59, 피안타율 0.304의 세부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공교롭게도 또 상대가 LG다. 벌써 올 시즌 세 번째 만남이다. 4월 28일 대구 LG전에서는 6이닝 7피안타 3삼진 3실점(3자책)으로 승패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어 5월 28일 잠실 LG전에서는 3이닝 9피안타(2피홈런) 1탈삼진 8실점(8자책)으로 난타를 당했다. 8실점은 그의 올 시즌 최다 실점이었다.

결국 이 경기를 끝으로 이튿날 2군행 통보를 받았다. 당시 사령탑인 허삼영 삼성 감독은 "백정현의 피장타율이 5할대(0.522)가 넘는다. 공을 숨기면서 길게 끌고 나오는 동작이 짧아졌다. 2군에서 방법을 다시 찾아야 한다"며 1군 말소 이유를 밝혔다.

그런데 백정현은 2군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2경기에 나왔으나 5⅔이닝 8피안타 5볼넷 6탈삼진 6실점(6자책)으로 흔들렸다. 6월 5일 한화 퓨처스 팀과 경기에서는 1⅔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 6월 10일 NC 퓨처스 팀과 맞대결에서는 4이닝 6피안타 3탈삼진 4실점(4자책)의 성적을 각각 올렸다. 2경기 동안 평균자책점은 9.53. 가히 백정현의 이름에 걸맞지 않은 충격적이라 할 만한 성적이다.

사실 백정현은 올 시즌에 앞서 허리 통증 및 코로나19 이슈 등으로 정상적인 준비를 하지 못했다. 그래도 결국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야만 한다. 지난 시즌 좋았던 밸런스와 감각을 반드시 다시 찾아야 한다. 만약 또 다시 부진하다면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은 점점 더 길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삼성은 뷰캐넌과 수아레즈라는 훌륭한 외국인 원투 펀치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원태인도 제몫을 다하고 있는 상황. 만약 백정현이 지난해와 같은 위용만 보여준다면 순위 싸움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과연 백정현이 16일 경기서 주위의 우려를 모두 잠재우는 깔끔한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삼성 백정현.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