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로 공 날려줘” 거기로 홈런 친 이정후 “의도했다면 10할타자”
2022.06.16 17:05:19

[OSEN=고척,박준형 기자]8회말 1사 1루 키움 이정후가 2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2022.06.15 / soul1014@osen.co.kr


[OSEN=고척, 이후광 기자] 키움 간판타자 이정후가 전날 홈런 배송과 관련한 뒷이야기를 전했다. 당연히 의도한 게 아니었고, 홈런공을 받은 팬에게는 그 공에 직접 사인을 해서 건넸다.

이정후는 지난 15일 고척 두산전에서 1-4로 뒤진 8회말 1사 1루에서 추격의 투런포를 날렸다. 2B-1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두산 정철원의 4구째 직구(148km)를 공략해 시즌 10번째 홈런으로 연결했다. 2020시즌(15홈런) 이후 2년 만에 통산 두 번째 두 자릿수 홈런을 완성했다.

공교롭게도 이 홈런은 외야 관중석에서 “이정후 여기로 공 날려줘”라고 적은 스케치북을 들고 있는 팬 앞으로 향했다. 그것도 그 관중의 발밑에 정확하게 떨어졌다. 이른바 예고 홈런을 날린 것이다.

16일 고척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이정후는 “공교롭게도 공이 거기로 갔다”라며 “야구 역사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마 나보다 팬들이 더 즐거워하셨을 것 같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당연히 외야의 팬을 보고 의도적으로 날린 홈런은 아니었다. 이정후는 “경기 중에는 아예 보질 못했다. 만약 의도해서 칠 수 있다면 다 10할타자가 됐을 것”이라며 “홈런을 치고 송신영 코치님이 스케치북을 든 팬 앞에 떨어졌다고 말씀해주셨다. 경기 후 그 팬을 만나 홈런공에 직접 사인도 해드렸다”라고 밝혔다.

시즌 10호 홈런 달성에 대한 소감도 들었다. 이정후는 “올 시즌 1호 홈런부터 10호 홈런까지 다 찾아봤는데 점수 차이가 벌어져있을 때 친 건 없었다. 모두 동점이거나 역전 홈런이었다”라고 뿌듯해하며 “10개를 친 것보다 홈런 10개가 다 클러치 상황에서 나와 그게 뜻 깊다”라고 밝혔다.

한편 키움 구단과 이정후는 홈런공을 받은 팬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할 계획이다. 팬을 경기장에 직접 초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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