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 능가했는데…25억 MVP, 퇴출 위기 “구속이 안 나온다”
2022.06.17 03:23:47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 /OSEN DB


[OSEN=고척, 길준영 기자]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33)가 교체 기로에 섰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 “미란다가 이날 불펜투구를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미란다는 지난 시즌 28경기(173⅔이닝)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활약하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탈삼진은 225개를 잡아내며 1984년 최동원(223탈삼진)을 넘어서 KBO리그 역대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압도적인 투구를 해낸 미란다는 시즌 종료 후 투수 골든글러브와 리그 MVP를 석권했다.

화려하게 시즌을 마친 미란다는 두산과 190만 달러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시범경기 때부터 구속이 나오지 않아 불안감을 키웠고 결국 2경기(7이닝)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한 이후 부상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몇 차례 복귀가 미뤄진 미란다는 지난 7일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 15일 다시 불펜에서 20구씩 두 차례, 총 40구를 던지면서 점검을 했고 오는 18일 삼성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 일정을 잡았다.

그렇지만 미란다가 기대하는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태형 감독은 “미란다가 오늘 불펜투구에서 공을 거의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구속 자체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고 예정대로 2군 경기에 등판하겠지만 지켜봐야 한다.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복귀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뉘양스다.

두산은 올 시즌 29승 1무 31패 승률 .483으로 리그 7위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5위 KT(30승 2무 31패)와는 불과 0.5게임차다. 남은 시즌 상승세를 탄다면 충분히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미란다는 두산 구단 역사에 남을만한 활약을 해준 투수다. 그렇지만 당장의 성적을 위해서는 미란다를 교체하고 바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외국인투수를 영입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다만 계속해서 외국인투수 교체설이 나오는 KIA와 SSG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체 외국인투수를 찾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두산 입장에서는 미란다가 복귀전에서 작년 구위를 다시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다. 교체 기로에 선 미란다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