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작심 발언 "경기 뛰려고 맞는 것... 왜 주사 치료 안 되나"
2022.07.13 11:27:43

 

SSG 최정이 12일 키움전 6회말 2사 2, 3루에서 3점 홈런을 치고 있다./사진=SSG 랜더스

 

KBO리그 선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선다. 예년 같으면 주사 치료를 통해 금방 털고 일어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규정이 강화되면서 치료가 쉽지 않아졌다. 현장에서는 볼멘 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KADA는 올해부터 세계도핑방지위원회(WADA) 규정에 따라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금지약물로 지정했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염증 치료에 쓰이는 스테로이드 약물이다. 만성 염증에 시달리는 선수 대다수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주사 치료에 의존해 시즌을 치러왔는데 올해부터는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지난 3월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해당 약물은 부당한 경기력 향상과도 아무런 관계가 없고, 금지약물에 강력한 규정을 갖고 있는 미국프로야구(MLB)에서도 선수 부상시에는 스테로이드 치료를 허용하고 있다"면서 KADA의 새 규정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KADA는 치료 목적이면 허락하겠다고 했지만 생각보다 절차가 까다롭다. 허가가 나지 않아 주사를 맞지 못하고 회복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부상 선수들은 자연적으로 통증이 사라지길 마냥 기다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팀은 팀대로, 선수는 선수대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전반기가 끝을 향해 간다. 여전히 선수들은 잔부상과 씨름 중이다. 또 한 번 현장에서 목소리가 나왔다.

12일 키움과의 경기서 결승포를 친 SSG 최정(35)이다. 그는 올해 줄곧 엄지 손가락 부상을 달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최정처럼 몸쪽 승부가 많이 들어오는 중심타자들에겐 자주 나타나는 통증이다. 며칠 쉬어도 통증이 가시질 않자 그대로 참고 경기 출전을 강행하고 있다. 김원형 SSG 감독은 더 큰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출전 시간을 조절해주고는 있지만 여의치가 않다. 주사 치료만 허용이 됐다면 금방 나았을 통증이다.

이날도 통증을 느꼈다. 8회말 무사 1루에서 맞이한 마지막 타석에선 기습번트를 시도한 것도 통증 때문이었다. 최정은 "통증이 올라와서 번트를 해봤다"면서 "그대로 쳤다가는 병살타가 될 것 같았고, 차라리 번트를 대서 한 점 더 달아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번트는 파울이 됐고, 이후 최정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상황을 설명하다 최정이 한 마디를 했다. 좀처럼 불만을 드러내지 않는 선수인데, 강한 어조로 말해 눈길을 모았다.

그는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너무 아프다. 쉬어도 나아지지 않는다. 통증을 안고 후반기를 소화해야 할 것 같다"며 "방망이 중심에 공이 맞지 않거나 빗맞으면 엄지손가락 뼈가 너무 아프다. 울리는 느낌이 아니다. 뼈가 부러질 것 같은 통증이다. 주사 치료가 허용되지 않아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주사 한 방이면 될 거 같은데..."라면서 "약물의 목적이 아니라 경기를 뛰려고 맞는 것이지 않나. 사용할 수 없다는 게 참 안타깝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