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에도 1차지명…'151km' 루키, 재활 끝 “구단 믿음에 보답할 차례”
2022.07.30 15:15:25

 

[OSEN=이천, 이후광 기자] 두산 이병헌 / backlight@osen.co.kr



[OSEN=이후광 기자] 팔꿈치 수술에도 1차 지명을 받았던 특급 유망주 이병헌(19·두산) 재활을 마치고 마침내 첫 실전 등판에 나섰다.

이병헌은 지난 29일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2 퓨처스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10개(스트라이크 6개).

데뷔 후 첫 실전에 나선 이병헌은 선두타자 이병규에게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이재홍을 초구에 병살타로 잡고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이주형을 3구 루킹 삼진으로 잡으며 임무를 마쳤다. 두산 퓨처스팀 관계자는 “입단 후 첫 실전 등판이라 일정한 릴리스포인트 및 밸런스를 잡는 데 주효했다”라고 첫 등판을 총평했다. 이날 이병헌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2km, 슬라이더는 132km로, 수술 후 첫 등판 치고 괜찮은 수치였다.

서울고 특급 좌완으로 불렸던 이병헌은 지난해 8월 2022 KBO 신인드래프트서 두산 1차 지명의 영예를 안았다. 팔꿈치 수술 이후 재활을 진행 중이었지만 151km의 강속구와 향후 무한한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최고 순위 지명으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당시 두산은 “강속구는 물론 슬라이더가 빠르고 날카롭게 꺾여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병헌은 가장 중요한 시기 팔꿈치 통증이라는 시련을 겪었다. 신인드래프트가 열리는 3학년 때 찾아온 야속한 부상이었다. 이에 수술이 아닌 재활을 통해 상태를 회복하려 했으나 서울고 유정민 감독의 설득으로 수술대에 오르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병헌은 7월 28일 팔꿈치 뼛조각 수술, 8월 11일 내측 측부 인대 수술을 차례로 받았다.

 

[OSEN=목동, 김성락 기자] 1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 대회’ 서울고와 유신고의 8강전 경기가 열렸다. 3회초 무사 2루 서울고 이병헌이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1.06.10 /ksl0919@osen.co.kr



얼마 전 이천에서 만난 이병헌은 “수술 후 처음에는 홀가분한 느낌도 있었는데 갈수록 그런 건 없어지고 어느 정도 스트레스가 오면서 심리적으로 힘들었다”라며 “동기들은 1군 캠프도 가고 시범경기도 나가면서 기사가 많이 나왔다. 그러나 나는 그 때 ITP(단계별 투구 프로그램)를 막 시작하는 시기라서 많이 뒤쳐진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힘든 시간을 되돌아봤다.

그러나 1차 지명 투수답게 금방 우울한 기분을 털어냈다. 이병헌은 “3학년 때 아파서 수술을 한 거라 어쩔 수 없다.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게 아니다”라며 “최대한 아무 생각 없이 잘 넘기고 지금 상황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프로에 오니까 오히려 더 재미있고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다. 운동 관련해서는 훨씬 더 좋다”라고 긍정적인 면을 짚었다.

힘든 시간 가장 의지가 된 선배로는 함께 재활을 진행한 박치국을 꼽았다. 이병헌은 “(박)치국이 형과 ITP를 같이 시작했는데 그 때 그 때 해주시는 이야기가 도움이 됐다. 재활하는 동안 많이 챙겨주셨다”라며 “다른 형들도 다 잘 챙겨주셨다. 그래서 더 적응을 빨리 할 수 있었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두산 이병헌 / 두산 베어스 제공



향후 1군 무대에 데뷔하면 어떤 타자를 가장 상대해보고 싶을까. 이병헌은 서울고 동기 이재현(삼성), 조세진(롯데)을 꼽으며 “같은 학교를 나와 청백전에서만 상대해봤는데 (이)재현이 상대로 많이 졌다. 이상하게 두 선수랑 맞대결할 때가 재미있었다. 던져보고 싶은 공도 던지고 그랬다”라며 “잘 치는 애들이라 이기고 싶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던졌다. 프로에서 다시 제대로 붙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인고의 시간을 거쳐 마침내 공을 잡고 데뷔 첫 실전을 치른 이병헌. 그는 “재활에도 1차 지명을 받았다는 건 그만큼 구단이 날 믿었다는 뜻이다. 향후 뽑아주신 것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가 안 나올 수 있도록 좋은 투수가 되겠다”라며 “앞으로 안 아프고 오래 야구를 하는 게 목표다. 구속 욕심도 내고 싶지 않다. 두산에서 내 투구가 꼭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1군 마운드에 서는 그날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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