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번째 도전도 실패... '129승 투수'의 단 1승, 잡힐 듯 안 잡히네
2022.07.30 17:30:36

 

장원준. /사진=두산 베어스

 

이렇게도 1승 채우기가 쉽지 않다. 두산 베어스의 베테랑 좌완 장원준(37)이 마일스톤 달성 목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두산은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7-3으로 승리했다. 주중 롯데와 3연전을 스윕한 두산은 이 분위기를 이어가며 4연승을 질주하게 됐다.

경기 중반까지는 투수전이 이어졌다. 두산 선발진의 공백으로 인해 대체 선발로 등판한 좌완 최승용은 4회까지 무실점으로 뜻밖의 호투를 펼쳤다. 지난 5월 25일 한화전 선발 등판의 악몽(5이닝 4실점 패전)을 씻어낼 기회였다.

이에 맞서 한화 선발 김민우 역시 5회까지 단 하나의 4사구도 허용하지 않는 과감한 피칭을 선보였다. 몇 차례 찾아온 득점권 위기까지 모두 넘기며 김민우 역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순항하던 경기는 5회 한 차례 요동쳤다. 잘 던지던 최승용이 1사 후 최재훈의 2루타와 장운호의 볼넷으로 실점 위기를 맞이한 것이다. 결국 두산 벤치는 최승용을 강판시켰다. 그리고 마운드에 올린 투수는 장원준이었다.

 

장원준. /사진=두산 베어스

 

산전수전 다 겪은 투수답게 장원준은 노련한 투구를 펼쳤다. 1번 마이크 터크먼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그는 2번 김태연도 유격수 얕은 플라이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했다.

그러자 타선도 응답했다. 두산은 6회 초 공격에서 김인태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2루 찬스에서 김재환의 좌익수 쪽 2루타가 나오며 2-1 리드를 잡았다. 장원준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만들어 준 것이다.

팀이 앞서나가자 장원준은 6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3번 정은원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은 후 곧바로 내려가고 말았다.

이어 등판한 박치국은 1아웃을 잡고 하주석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두산은 부랴부랴 3번째 투수 김명신을 곧바로 투입했다. 그러나 7번 장진혁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으며 장원준의 책임주자를 불러들였다. 리드가 날아가면서 장원준의 승리도 함께 사라졌다.

 

장원준. /사진=두산 베어스

 

장원준에게 1승은 누구보다도 소중하다. 2004년 프로에 입문한 그는 2008년부터 8시즌 연속 10승을 거두는 등 통산 129승을 기록, '장꾸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2018년 3승을 끝으로 올 시즌까지 그의 승리는 추가되지 않고 있다. 마지막 승리(2018년 5월 5일 잠실 LG전)를 기준으로 1546일, 73경기째 도전하고 있다.

경기 전 만난 장원준은 130승에 대한 질문에 "지금 승이라든지 이런 걸 따질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어진 임무에만 최선을 다해서 어떻게든 팀이 좋은 결과로 가는 데 도움되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장원준은 자칫 팀이 선취점을 허용할 뻔한 순간 이를 막아내며 좋은 기여를 했다. 하지만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하면서 역대 11번째이자 현역 3번째 130승 기록은 이번에도 달성하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