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양준혁의 은퇴식에서 양준혁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신' 양준혁이 친정인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은퇴를 요구받았다고 털어놨다.

양준혁은 지난 21일 전 야구선수 이대형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마지막 시즌을 회상했다.

그는 "마지막 시즌 구단에서 나를 불렀다. 구단에서 부른다는 건 트레이드 아니면 은퇴다. 스타를 은퇴시키는 건 쉽지 않다. 나름대로 최대한 정중하게 한다고 빙빙 돌리면서 얘기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팀 사정이 어떻고, 감독도 너를 안 쓰려고 한다더라. 그래서 바로 은퇴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양준혁은 은퇴를 결정하는 데까지 10초도 안 걸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원래부터 트레이닝하고 있었다. 얼마든 팀에서 계륵 같은 존재가 되면 그만두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순간이 와서 바로 은퇴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사진=이대형 유튜브 채널

삼성에서는 당시 양준혁에게 조건 없는 트레이드도 제안했다고 한다. SK 와이번스(현재 SSG 랜더스) 측의 영입 제안도 있었고, 2~3년은 충분히 더 뛸 수 있었지만, 양준혁은 '삼성맨'으로 남기로 했다.

삼성은 양준혁의 빠른 은퇴 결정에 고마움을 드러냈다고 한다. 은퇴식을 화려하게 열어준다며 유학부터 코치·감독직을 보장하기도 했지만, 양준혁은 은퇴 전 마지막 세 경기를 단 한 번도 뛰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광주에서 시즌 마지막 경기가 있었는데, 그 게임마저 안 내보내 줬다. 돌아버리고 미쳐버릴 것 같았다. 혼자 속상해서 동해로 낚시하러 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올스타전 라인업에서 부상을 당한 선수가 있다고 나보고 대신 나가라더라. 그 길로 바로 방향을 꺾어 올스타전에 나갔다. 거기서 친 홈런이 내 마지막 홈런"이라고 밝혔다.

양준혁은 이승엽과 함께 삼성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4차례 타격왕을 차지했고, 8번이나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었다. 현역 시절 프로통산 최다 홈런(351개), 최다 안타(2318개) 최다 타점(1389점) 최다 득점(1299점) 등 도루를 제외한 전 타격 부문에서 최다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