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필승조는 '정-철-원' 뿐인가, 불펜 속절없이 무너졌다
2022.08.29 13:13:22

 

두산 김태형 감독.

 

클로저 연쇄 이탈의 대가는 컸다. 두산 베어스가 어렵게 잡은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두산은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6-11 역전패를 당했다. 전날 4연패 수렁에서 벗어났지만 하루 만에 다시 패배의 아픔을 맛봤다.

전날 경기에서 두산은 2-1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선발 곽빈이 7이닝 5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고, 타선에서도 김재환의 솔로홈런과 박세혁의 결승 1타점 적시타로 뒤를 받쳐줬다.

그러나 정철원의 호투도 빼놓을 수 없었다. 8회 등판한 그는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3세이브째를 거뒀다. 특히 9회말 무사 2루 위기에서 좌익수 뜬공-삼진-유격수 땅볼로 경기를 매조지한 장면은 하이라이트였다.

멀티이닝 세이브를 따낸 정철원의 투혼은 돋보였지만, 이는 두산 불펜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장면이다. 두산은 개막전 마무리 김강률이 이탈한 데 이어 임시 마무리로 올라선 홍건희마저 최근 등 담 증세로 인해 빠졌다. 자연스레 구원진에 빈자리 2개가 생겼다.

 

정철원.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현재 두산 마운드에는 빠른 볼로 상대를 윽박지를 수 있는 불펜투수가 정철원 말고는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철원은 최근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21일 잠실 LG전에서는 무려 2⅔이닝 세이브를 따냈다. 휴식일이 길었다지만 무리한 등판이라고 할 수 있다. 권명철 두산 투수코치도 "팀이 힘든 상황이라 철원이한테 미안한 마음도 가지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두산의 이런 현실은 결국 28일 경기에서 터지고 말았다. 이날 두산은 1회 양석환의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렸고, 6회에는 김대한의 투런 아치까지 나오며 5점을 올렸다. KIA도 박찬호(1회)와 고종욱(5회)의 홈런 등으로 점수를 냈으나 6회초까지 3-5로 끌려가고 있었다.

KIA는 6회말 시작과 함께 5번 최형우가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그러자 두산은 곧바로 구원진을 가동했다. 1점의 리드를 지키기 위해 두산은 우완 이승진을 투입했다. 하지만 그는 김선빈에게 안타,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 2루의 위기에 몰렸다.

또다시 투수교체를 단행한 두산은 장원준을 등판시켰지만 류지혁에게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내주며 결국 5-6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올라온 김명신마저 박찬호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7회초 두산이 안승한의 적시타로 한 점을 따라갔지만 7회말 다시 악몽이 시작됐다. 김명신이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볼넷을 허용한 후 최형우와 김선빈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마운드를 김지용으로 교체했으나, KIA는 황대인이 좌월 스리런 홈런을 폭발시키며 스코어를 단숨에 11-6까지 만들었다.

이날 두산의 구원투수 5명(이승진, 장원준, 김명신, 김지용, 박웅)은 3이닝 동안 8안타 3사사구를 내주며 7실점을 기록했다. 5이닝 4실점 투구를 펼친 최원준의 선발승도 날아가고 말았다. 두산은 정철원이 앞으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결국 이길 수 있는 찬스를 날려버렸다.

 

두산 선수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