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 마구’ 세이브 1위 투수, 임창용 기록 깨더니 오승환 기록도 깰까
2022.09.04 02:52:09


[OSEN=한용섭 기자] 3연투도 문제없다. 시즌 35세이브. 3년 전 기록한 개인 최다 세이브와 같은 숫자다. 이제 40세이브 고지도 가능해 보인다. 역대 최연소 40세이브 기록에도 다가서고 있다.

LG 마무리 고우석 이야기다. 고우석은 2일 수원 KT전에서 2-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3일 연속 세이브 상황이 되면서 3연투에 나섰다.

첫 타자 김준태 상대로 볼 3개를 연거푸 던졌지만, 5구째 슬라이더(147km)로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날 3루타를 쳤던 황재균은 풀카운트에서 155km 몸쪽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박경수를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148km)로 루킹 삼진으로 잡으며 경기를 끝냈다.

3연투에도 흔들림 없이 3일 연속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로써 시즌 35세이브째로 구원왕 경쟁에서 크게 앞서 나가고 있다. 추격자들과 거리가 꽤 있다. 2위 KIA 정해영은 27세이브), 3위 KT 김재윤은 26세이브다.

고우석은 2019년 처음 마무리를 맡고서 단숨에 35세이브를 기록했다. 당시 21세 1개월 7일의 나이로 30세이브를 거두면서 종전 임창용이 보유한 KBO리그 최연소 30세이브 기록을 깼다. (이 기록은 지난해 KIA 정해영이 20세 1개월 27일의 나이로 다시 경신했다)

고우석은 3년 만에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다시 세웠다. 이제 새로운 기록들도 사정권이다. LG 구단 최다 기록인 2013년 봉중근의 38세이브에 3개 차이로 다가섰다.

또 앞으로 5세이브를 추가해 40세이브 고지에 오른다면, 2006년 오승환이 세운 최연소 40세이브 기록(24세 1개월 26일)을 경신할 수 있다. 1998년 8월 6일생인 고우석이 신기록을 세울 수 있는 기간은 9월 30일까지다.   

마무리가 세이브를 기록하려면 팀이 8~9회 적당한 점수 차로 리드해야 한다. 세이브 상황이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최근 LG의 상승세와 고우석의 구위를 고려하면 9월말까지 세이브 5개를 추가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 전망이다.

LG는 최근 6연승을 달리고 있고, 이 기간 고우석은 5세이브를 쓸어담았다. 고우석은 8월에 9경기 9이닝 무실점, 평균자책점 0의 ‘언터처블’ 구위를 자랑했다. 지난달 31일 NC전부터 1~2일 KT전까지 3연속 세이브도 힘들지 않게 달성했다. 5-3, 3-1, 2-1 리드를 편안하게 지켜냈다.

최고 158km의 강력한 패스트볼이 장점이 고우석은 최근 슬라이더와 커브 변화구 커맨드도 좋아졌다. 특히 최고 150km 구속을 찍은 ‘마구’ 슬라이더(커터성)가 위력적이다.

고우석은 자신의 주무기 직구를 받쳐줄 변화구를 계속해서 연마하면서 완성도 높은 ‘결정구’로 만들었다. 고우석은 “직구와 슬라이더 중간의 느낌으로 던지기 위해 계속 연구하면서 익혔다. 슬라이더 그립을 쥐고 던지는데, 높은 코스로 던지면 떨어지는 각이 작아서 커터처럼 보이기도 한다. 낮은 코스로 들어가면 각이 커지고 슬라이더처럼 보인다”고 ‘마구’를 설명했다.

올해 스트라이크존의 확대로 하이패스트볼로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투수들이 늘어났는데, 고우석은 하이패스트볼 외에도 150km까지 나오는 슬라이더를 타자 눈에 들어오는 높은 코스로 던져 헛스윙 또는 범타를 이끌어낸다. 타자들에겐 고역이 아닐 수 없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