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려운 '팀 타율 3할' 만든 코치가 왔다, 두산 타격 '심폐소생' 기대
2022.10.20 10:03:34

최근 두산 베어스에 합류한 김한수(왼쪽)-고토 고지 코치. /사진=OSEN

 

2022년 정규시즌 내내 타격에서 과거의 영광을 좀처럼 찾지 못했던 두산 베어스. 이승엽(46) 신임 감독과 함께 부임하는 코칭스태프를 앞세워 방망이에 숨을 불어넣으려 하고 있다.

두산은 17일 "김한수(51), 고토 고지(53) 코치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김한수 코치는 수석코치로 결정됐고, 고토 코치는 아직 보직이 결정되지 않았으나 타격코치가 유력하다.

지난 14일 이승엽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한 두산은 코칭스태프 인선, 선수단 정리 등을 빠르게 처리하며 팀에 커다란 변화를 주고 있다. 올 시즌 두산의 현실을 생각한다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두산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60승 82패 2무(승률 0.423)를 기록, 9위로 시즌을 마쳤다. 82패는 창단 후 최다패 신기록이었고, 9위라는 순위 역시 겪어보지 못한 일이었다. 한국시리즈 연속 진출 기록이 '7'에서 멈춘 두산은 지난 8년 동안 팀을 이끈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급격히 성적이 떨어진 팀에서는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을 찾는 게 빠르지만, 두산은 그중에서도 타격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올 시즌 두산은 팀 타율 0.255를 기록, 10개 팀 중 6위에 위치했다. 리그 평균(0.260)보다 조금 낮긴 하지만 타율만 따지고 보면 심각한 건 아니다.

그러나 생산력을 놓고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두산은 올해 팀 OPS가 0.689로 팀 순위와 똑같은 9위에 머물렀다. 팀 홈런 역시 8위(101개)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야구장을 쓴다는 핑계도 '한 지붕 두 가족'인 LG 트윈스(팀 홈런 3위, OPS 2위)가 있어 통하지 않는다.

대포 역할을 맡아줘야 할 김재환(23홈런)과 양석환(20홈런)은 시즌 내내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팀 타선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나마 시즌 막판 타격감을 되찾으며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게 위안거리였다. 팀 내 유일의 3할 타자였던 호세 페르난데스(0.309)는 홈런이 6개로 줄어들며 외국인 타자치고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그나마 시즌 초중반에는 김인태와 안권수, 후반에는 김민혁과 김대한이 타선에서 활력소가 됐다. 그렇지만 이들 역시 1년 내내 꾸준한 모습은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한수 코치와 고토 고치는 딱 어울리는 영입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코치는 KBO 리그 역사에 남을 업적을 만든 경험이 있다. 바로 '팀 타율 3할'이다. 올 시즌까지 KBO 리그 41시즌에서 팀 타율이 3할을 넘겼던 팀은 5개에 불과하다. 그중에서 김 코치와 고토 코치가 합작한 것이 절반이 넘는 3팀이다.

고토 코치는 4년 전인 2018년 두산에서 역대급 시즌을 만들었다. 당시 두산은 정규시즌에서 2위와 14.5경기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1위에 올랐다. 그 바탕에는 KBO 역대 팀 타율 1위(0.309)를 기록한 타선이 있었다.

그리고 당시 타격코치가 고토 코치였다. 그의 지도 아래 두산은 KBO 리그 역대 최다 타이인 7명의 규정타석 3할 타자를 배출했다. 또한 20홈런 이상 타자만 3명이 나오는 등 두 자릿수 홈런타자가 8명이나 됐다. 특히 당시 두산은 외국인타자에서 흉작을 거듭했기 때문에 고토 코치의 역할이 더욱 컸다.

김 코치는 2011년부터 삼성의 1군 타격코치를 역임했다. 이승엽, 최형우, 박석민 등 베테랑 선수들을 케어하고, 박해민과 배영섭 등 신예 선수들을 길러냈다. 김 코치가 있던 시절 삼성은 2014년(0.301, 역대 4위)과 2015년(0.302, 역대 3위) 2년 연속으로 팀 3할 타율을 달성했다. 두산 구단 역시 "김한수 코치는 타격코치로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고토 코치는 4년 전인 2018년 두산에서 역대급 시즌을 만들었다. 당시 두산은 정규시즌에서 2위와 14.5경기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1위에 올랐다. 그 바탕에는 KBO 역대 팀 타율 1위(0.309)를 기록한 타선이 있었다.

물론 지도자 교체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이승엽 감독도 부임 후 인터뷰에서 "플레이는 선수들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지만 성과를 인정받았던 코치가 들어온다는 건 두산 입장에서는 호재라고 할 수 있다.

두산은 세 코치 영입을 발표하면서 추가 인선의 문을 열어두었다. 두산은 박철우·김지훈·강동우 코치와 재계약 포기를 발표하며 "코치진 조각을 마무리한 뒤 보직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