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상대 '배짱투' KIA 슈퍼루키에 감독도 반했다 "도망가는 피칭이 없네"
2023.02.22 17:58:24

 

KIA 윤영철 /사진=뉴스1

 

프로 데뷔 후 첫 실전 상대가 무려 강백호(24·KT), 이정후(25·키움), 박병호(36·KT), 김현수(35·LG) 등 스타들이 즐비한 국가대표 타선이었다. 그들을 상대로 도망가지 않는 KIA 슈퍼 루키에 감독은 당연하게도 반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콤플렉스 메인스타디움에서 "그냥 프로팀도 아니고 국가대표팀이다. (윤영철 입장에선) TV로만 보던 강백호, 이정후일 텐데 그런 선수들을 상대로 긴장도 많이 됐을 텐데 신인답지 않게 도망가는 피칭을 안 했기 때문에 (기대보다) 훨씬 더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흡족한 표정을 드러냈다.

윤영철(19)은 지난 19일 같은 장소에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을 상대로 3회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2실점을 기록했다.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2루타를 내주고 박건우, 오지환을 중견수 뜬 공과 투수 앞 땅볼로 돌려세웠다.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김혜성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전 1타점 적시 2루타를 내주긴 했으나, 이정후와 승부에서 피하지 않고 2루수 직선타를 끌어내며 첫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다음 타석도 면면이 화려했다. 20홈런이 거뜬한 거포 양의지, 최정, 김현수, 박병호를 차례로 상대했고 결국 추가 1실점했다. 하지만 타자 일순해 다시 마주한 강백호를 2루수 땅볼 처리하면서 자신의 KIA 입단 후 첫 실전 피칭을 마무리했다.

최고 시속 136㎞에 평균 133㎞로 빠른 공은 아니었지만, 직구 23구, 슬라이더 15구, 체인지업 5구, 커브2구 등 총 45개의 공으로 자신이 맡은 이닝을 끝까지 책임졌다. 경기 후에도 윤영철은 "처음에 라인업 보고 어떻게 상대할까 싶었는데 마운드에 올라가니 아웃 카운트를 잡고 싶은 오기가 생겼다"며 신인답지 않은 인터뷰로 눈길을 모았다.

이미 2학년 때 충암고를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끈 에이스인 만큼 프로에서도 배짱 있는 모습은 예상됐지만, 그 이상이라는 평가다. 김종국 감독은 "어떻게 보면 배짱이 있고 담대한 것 같기도 하다. 원래 그렇다고 느꼈고 그럴 거라 생각은 했는데 들은 것보다 더 여유 있는 피칭이었다"고 놀라워했다. 이어 "경기 운영 능력이나 디셉션도 좋은데 좀 더 실전 경험을 쌓다 보면 제구도 훨씬 좋아지고 요령도 생겨 갈수록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