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리, 미국 돌아올 땐 무시당했는데..." 3년 만에 입지 '폭풍상승'
2023.02.24 01:53:27

롯데 자이언츠 시절의 브룩스 레일리.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3년 동안 메이저리그(MLB)에서 단 14경기 등판에 그쳤던 선수가 9년 만에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한 미국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브룩스 레일리(35·뉴욕 메츠)가 자신을 외면한 빅리그 팀들에게 '한 방'을 먹였다.

전 메이저리그 선수 라이언 사도스키(41)는 2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이적 전문 매체인 MLB트레이드루머스를 통해 팬들과 실시간 채팅을 진행했다.

사도스키는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지난 2010시즌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그는 3년 동안 뛰면서 29승 24패 평균자책점 4.03을 기록했다. 은퇴 후에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롯데의 해외 스카우트로도 일했다.

현재 스카우트 집단인 BIGS(Baseball International Group of Scouts)의 대표로 있는 사도스키는 빅리그에서 성공하진 못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선수들에게 알맞은 메이저리그 및 아시아리그 팀을 추천하는 일을 맡고 있다.

한국에서 많은 경력을 쌓았던 사도스키인 만큼 KBO 리그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한 팬은 '당신이 도움을 준 선수 중 가장 특별한 선수가 있는가'라고 물었고, 사도스키는 레일리의 이름을 꺼냈다.

레일리는 사도스키가 롯데 스카우트를 시작한 2015년 한국에 왔다. 당시 그는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3시즌 동안 14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5.14에 그쳤다. 2014년에는 부상으로 인해 아예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미래가 어두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레일리는 첫해 11승을 거두며 선발진의 주축이 됐다. 2017년에는 13승과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하며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5시즌 동안 48승 53패 평균자책점 4.13의 성적을 거둔 그는 성공적으로 KBO 리그에 안착했다.


브룩스 레일리. /AFPBBNews=뉴스1

 

2019시즌이 끝나고 롯데와 재계약을 하지 않은 레일리는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섰다. 빅리그 계약을 받지 못한 그는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휴스턴으로 이적한 그는 2021년 58경기에서 10홀드를 거뒀고, 탬파베이와 2년 1000만 달러(약 130억 원) 계약을 맺은 후 작년에는 1승 2패 6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2.68로 필승조 역할을 수행했다.

이런 활약 속에 레일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미국 대표로 선발됐다. 메이저리그 계약도 제시받지 못했던 선수가 3년 만에 올스타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사도스키는 "레일리는 아시아에서 많은 발전을 이뤄낸 선수다"고 하면서 "그는 미국에서 다시 뛰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가 성공한 것이 매우 기쁘고, 미국에 돌아왔을 때 구단들이 외면했던 것이 그에게 불을 지폈던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한 사도스키는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들에게 "메이저리그 팀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라"고 조언하며 역시 '레일리처럼'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만큼 레일리의 성공 사례는 사도스키에게도 인상적이었던 것이다.


라이언 사도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