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선수는 누구죠?" 이정후 떠난 키움 스캠, ML 스카우트가 궁금해한 재능이 아직 있다
2023.02.25 19:17:38

키움 임병욱이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라이브 배팅에서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사진=김동윤 기자

 

이정후(25)도 김혜성(24)도 떠난 키움 히어로즈 스프링캠프지만, 메이저리그(ML) 스카우트들이 주목할 재능들은 아직 있었다.

키움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라이브 피칭과 배팅을 시행했다.

라이브 피칭에는 에릭 요키시(20구), 임창민(21구), 김재웅(19구), 이승호(19구), 김성진(22구), 이종민(23구)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타자들을 상대했다. 모든 선수가 더블 포지션을 소화해주길 바라는 구단의 방침에 따라 김휘집은 3루, 유격, 김태진은 2루와 유격, 김건희는 1루를 소화하는 등 다채로운 수비 연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훈련장에는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의 한 구단 팀장급 스카우트가 방문해 선수들의 훈련을 3시간 넘게 지켜봤다. 마침 근처에 일이 있어 들렀다는 이 스카우트는 이정후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구단 사정상 인터뷰를 할 수 없다고 했지만, 훈련 중인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소감을 들려줬다.

그가 가장 재미있게 본 선수는 임병욱(28)이었다. 이 스카우트는 키움 관계자에게 "저 선수는 누구인가. 그동안 어떤 커리어를 보냈는지 궁금하다"고 묻는 등 관심을 보였다. 김하성과 입단 동기에 더 높은 순위에 지명을 받았다는 말에 궁금해했고 신체조건과 스윙 메커니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 한 명의 선수는 장재영(21)이었다. 이날 장재영은 투수가 아닌 타자로서 라이브 배팅을 소화했고 이 ML 스카우트는 처음에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키움 관계자가 현재 장재영이 투·타 겸업에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과 과거 이력을 간단히 알려주자 금방 눈치챘다.

이 스카우트는 "장재영의 고교 시절 비디오를 아직 가지고 있다. 커브를 잘 던지는 선수 아니냐"면서 질문이 많아졌다. 이어 장재영의 다음 불펜 피칭이 언제인지를 묻더니 28일 키움과 네덜란드 WBC 국가대표팀의 연습 경기에 등판한다고 하자 "그 경기를 직접 보러 오겠다"며 약속하고 떠났다.


키움 장재영.


한편 이날 투수 중에서는 김재웅이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고 김성진은 이날 가장 빠른 구속(시속 143km)을 보여줬다. 현장에서 가장 평가가 높았던 투수는 이날 피칭은 하지 않은 새 외국인 선수 아리엘 후라도였다. 키움 관계자에 따르면 후라도는 조용하고 성격에도 동료들의 이름을 외우려 부던히 노력하는 선수였다. 훈련 후 만난 후라도는 "아직 한글이 어려워서 이름은 외우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투수들 등번호만큼은 다 외웠다. 개막 전까지 모든 선수를 다 외워보겠다"고 다짐했다.

순박한 성격과 별개로 마운드에서는 살벌한 공을 던지는 에이스였다. 이명종은 "후라도 같은 공을 본 적이 없다. 특히 투심 패스트볼 무브먼트가 엄청나다"라고 극찬했다. 김재웅은 "볼끝이 엄청 좋다. 그리고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다. 알려진 것처럼 파이어볼러는 아닌데 제구가 진짜 좋다. 애리조나랑 경기할 때도 우리 중에 유일하게 범타를 계속 만들어낸 선수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체로 타자들의 컨디션이 괜찮았다. 계속 좋은 타격감을 보이는 임병욱에 한 키움 관계자는 무심코 "안 아팠으면 좋겠다"고 혼잣말을 했고, 박주홍은 밀어 쳤음에도 수준급 타구 스피드를 뽐내 왜 자신이 1차 지명인지 새삼 확인시켜줬다. 장재영은 프리 배팅에서 가볍게 홈런 타구를 때린 것을 포함해 대부분의 타구를 외야로 날리는 등 여전한 타격 재능을 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