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출전해 2루타 3방, KIA에선 못 피운 타격 잠재력 롯데서 터지나?
2023.03.03 02:11:11

롯데 이정훈.

 

'방출생 신화'를 꿈꾸고 있는 포수 이정훈(29·롯데 자이언츠)이 연습경기에서 연달아 장타를 터트리며 희망을 보여줬다.

롯데는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3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타격전 끝에 8-7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연습게임 4연승을 달리게 됐다.

이날 롯데 타선에서 수훈갑은 단연 이정훈이었다. 3회 초 수비에서 FA(프리에이전트) 포수 유강남을 대신해 마스크를 쓴 이정훈은 투수 윤성빈(24)과 함께 폭투 2개를 만들며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타격에서는 달랐다. 5회 말 첫 타석에 들어선 이정훈은 한화 3번째 투수 이태양을 상대로 오른쪽 2루타를 터트렸다. 그는 10번 타순에 들어온 황성빈의 좌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훈의 방망이는 여기서 식지 않았다. 팀이 3-5로 뒤지던 6회 말 2사 1루에서는 다시 한번 이태양을 만나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폭발, 1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견제 실책으로 3루에 진루한 그는 김민수의 적시타로 득점에 성공, 5-5 동점을 만들었다.

끝내 이정훈은 팀의 결승 득점도 만들어냈다. 8회 초 2실점으로 5-6 역전을 허용한 후 8회 말 1사 3루에 등장한 그는 우중간을 가르는 경기 3번째 2루타를 기록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는 이학주의 결승타 때 홈으로 돌아오면서 득점도 또 추가했다.

이날 이정훈은 3타수 3안타(2루타 3개) 2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정훈은 이날 멀티히트와 결승타를 만든 이학주와 함께 팀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후 이정훈은 "수비에서는 투수 리드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수비 부분에서 좋아지는 것과, 타이밍 있게 쳤던 게 긍정적으로 이어졌다"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롯데 이정훈(가운데)이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연습경기에서 포수 수비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2017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이정훈은 타격에 있어서는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고 평가받았다. 지난해까지 퓨처스리그에서 통산 375경기에 나온 그는 타율 0.320 30홈런 198타점 OPS 0.895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1군에서도 2021년 최형우의 부상으로 얻은 기회에서 5월 타율 0.364 2홈런 10타점 OPS 0.984의 기록을 보여주며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2군에서 1루수 훈련을 하면서 타격을 살리려고 했지만 결국 KIA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이정훈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를 보냈다.

이후 이정훈에게 손을 내민 구단이 바로 롯데였다. 이정훈은 방출 후 열흘 만에 롯데로 새 둥지를 틀었다. 영입 당시 롯데 관계자는 "이정훈은 FA 포수를 영입한 결과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정훈은 "앞으로 시합에서 좋은 결과를 계속 내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