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윈나우 적기, 지갑은 과감히 열었는데…유망주 보따리 풀 차례인가?
2023.05.04 11:40:08

 

[OSEN=부산, 이석우 기자]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성민규 단장과 얘기하고 있다. 2023.04.11 / foto0307@osen.co.kr



[OSEN=조형래 기자] 꿈 같았던 9연승은 끝났다. 단독 1위 자리도 간신히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자신들의 팀이 충분히 경쟁력 있고 가능성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윈나우’라는 목표를 정했고 돈 보따리를 풀었다. 그럼 이후 다가올 트레이드 시장에서도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을까.

롯데는 지난 3일 광주 KIA전에서 2-10으로 대패를 당했다. 롯데는 꿈 같은 9연승 질주를 마감했다. 그럼에도 LG, SSG보다 아직까지는 높은 순위에 위치하고 있다. 승차는 사라졌지만 승률에서 앞서는 1위를 유지했다. 

롯데의 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뜨거웠다. 지난해는 짜내는 느낌의 승리를 연거푸 거두면서 에너지를 몰아 쓰는 느낌이 강했다면, 올해는 적절한 투타 조화와 벤치의 과감한 운영으로 승리를 가져왔다. 기본적으로 클래스가 있는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기에 시즌 초반보다 중반, 후반이 더 기대되는 게 사실이다. 

오프시즌 FA 시장에서 유강남(4년 80억 원), 노진혁(4년 50억 원), 한현희(3+1년 최대 40억 원)을 영입했다. 지갑을 화끈하게 열면서 3명의 FA 영입 한도를 꽉 채웠다. 170억 원을 FA 시장에 쏟아부으면서 과감한 행보를 선보였다. 박세웅과 5년 90억 원의 비FA 다년계약을 맺은 것까지 포함하면 260억 원을 투자하면서 ‘윈나우’라는 목표를 확실하게 설정했다.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개개인의 퍼포먼스가 몸값을 하고 있느냐고 평가를 하자면 그렇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팀에 부족했던 포수, 유격수, 그리고 5선발 자리를 확실하게 채웠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롯데에는 큰 도움이 되고 있고 9연승 과정에서도 많은 기여를 했다. 

문제는 시즌을 치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전력 누수가 생길 수도 있고 확실하게 전력과 뎁스를 보강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일찌감치 올해는 성적을 내야 하는 시즌이라고 생각한다면 트레이드 카드를 저울질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롯데는 올해 FA 선수와 방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선수단 뎁스가 이전과 달리 상대적으로 풍부해졌다. 또한 최근 하위권에 연거푸 머물면서 상위지명 유망주들을 대거 수집한 만큼 타 구단들이 군침을 흘릴만한 유망주 보따리가 꾸려져 있다. 

물론 구단 자체적으로 ‘판매 불가’로 분류한 선수들이 있다. 올해 6월 상무에서 제대하는 포수 손성빈(2021년 1차지명), 그리고 올해 11월 역시 상무에서 제대하는 나승엽(2021년 2차 2라운드)의 경우 당장 전력화가 가능하다. 롯데가 애지중지 키우고 향후 전력의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미래 자원들이다. 곧 상무에 입대하는 외야수 조세진(2022년 2차 1라운드) 역시도 구단이 주목하고 있는 선수다.  

20대 중후반의 1군급 자원 역시도 상대적인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롯데가 확실하게 성적에 대한 욕심을 부린다면 팀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자원을 얻기 위해 유망주 보따리도 과감하게 풀 의지도 있어야 한다.

 

현재 롯데 최고 유망주인 나승엽 /OSEN DB

 

현재 성민규 단장 체제에서 실시한 트레이드의 현재 타율은 썩 높지 않다. 하지만 당장 현재 전력을 위한 트레이드라고 볼 수 있는 트레이드는 얼마되지 않았다. 2019년 포수 지시완과 내야수 김주현을 얻으면서 한화에 투수 장시환과 포수 김현우를 내줬다. 2020년 최이준과 드래프트 지명권(2021년 2차 3라운드)을 받는 대신 KT에 내야수 신본기와 투수 박시영을 보냈다.

2021년에는 투수 이강준을 얻으면서 KT에 포수 김준태와 내야수 오윤석을 내줬다. 그리고 좌완 강리호를 받고 신인지명권(2022년 2차 4라운드)를 건넸다. 그리고 2022년 시즌을 앞두고 내야수 이학주를 데려오며 투수 최하늘과 신인지명권(2023년 3라운드)을 내준 바 있다. 이학주를 제외하면 즉시전력감 선수는 거의 없었다. 당장 먼 미래를 내다봐야 했던 트레이드였다. 성패가 쉽게 나기 힘든 트레이드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올해 롯데가 트레이드를 실시하게 된다면 이전과 다른 테마의 트레이드, 즉 즉시전력감을 수혈하는 트레이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전제조건이 있다. 유망주 패키지를 기꺼이 내주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또 트레이드 카드를 맞출 시점에 롯데가 가을야구를 비롯해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