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랜디 존슨→유리몸 전락했던 세일, ATL과 2+1년 최대 5600만 달러 연장 계약
2024.01.05 15:04:14


크리스 세일 /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부활을 꿈꾸는 베테랑 왼손 투수 크리스 세일(35)이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한 새 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연장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dms 5일(한국 시간) "세일과 애틀랜타의 계약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애틀랜타는 베테랑 왼손 투수 세일이 건강하다고 판단해 2년 3,800만 달러(약 500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2026시즌 1,800만 달러(약 237억 원)의 클럽 옵션이 포함된 계약"이라고 전했다. 옵션을 포함하면 최대 3년 5,600만 달러(약 737억 원)에 달하는 계약 규모다.

세일은 지난달 31일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애틀랜타로 이적했다. 애틀랜타는 내야 유망주 본 그리솜을 보내고 보스턴으로부터 세일의 연봉 가운데 1,700만 달러(약 224억 원)를 보조받기로 했다.

MLB.com은 "세일은 2024시즌 1,600만 달러(약 211억 원), 2025시즌 2,200만 달러(약 289억 원)를 받는다. 보스턴의 연봉 보조덕분에 애틀랜타는 올해 세일을 무상으로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애틀랜타로 이적한 크리스 세일 / 사진=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공식 SNS


세일은 한때 리그를 호령하는 최고의 왼손 에이스였다. 2010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3순위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입단한 그해 바로 빅리그 무대를 밟았고, 3년 차였던 2012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30경기 17승 8패 평균자책점 3.05의 눈부신 기록을 남겼다.

2016년까지 화이트삭스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친 세일은 시즌 종료 후 보스턴으로 트레이드 됐다. 이적 후 맞은 2017년 세일은 32경기 17승 8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으며 개인 한 시즌 최다인 308개의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2018년에는 27경기 27경기 12승 4패 평균자책점 2.11로 여전한 활약을 이어갔고 생애 첫 월드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세일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투표에서 모두 6위 안에 들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특히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연속 200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세일은 큰 키(198cm)와 마른 체형, 강속구를 앞세운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으로 '제2의 랜디 존슨'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크리스 세일은 새로운 팀에서 부활할 수 있을까 / 사진=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공식 SNS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세일은 2019년 3월 5년 1억 4,500만 달러(약 1,907억 원)의 연장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때부터 세일에게는 불운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세일은 2019년 부진과 부상이 겹치며 25경기 6승 11패 평균자책점 4.40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이어 2020년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고 아예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리고 말았다.

2021년 후반기 복귀에 성공한 세일은 9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하며 부활의 조짐을 보였지만, 2022년 흉곽 피로 골절 부상에 다시 발목 잡혔다. 그해 7월 어렵게 복귀한 세일은 타구에 새끼손가락을 맞아 골절 부상으로 다시 전력에서 이탈했고, 설상가상으로 재활 도중 자전거 사고로 손목 골절까지 당해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3.18의 기록만을 남기고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 모처럼 개막 엔트리에 포함돼 시즌을 시작한 세일은 6월 어깨 염증으로 60일 부상자명단(IL)에 오르며 다시 한 번 부상 악몽에 시달렸다. 약 2개월의 공백을 가진 뒤 8월 복귀에 성공한 세일은 20경기 6승 5패 평균자책점 4.30의 성적으로 2023시즌을 마무리했다. 2019년(147⅓이닝) 이후 4년 만에 100이닝 이상(102⅔이닝)을 소화했고, 메이저리그 역대 1위를 기록 중인 통산 9이닝당 탈삼진(K/9, 11.06개)과 거의 비슷한 K/9(10.96개)를 기록한 건 그나마 위안이었다.

애틀랜타의 알렉스 앤소폴로스 사장은 세일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그가 오랜만에 정상적인 오프시즌을 보낸 것 같다. 그러나 세일이 지난해 100이닝밖에 던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점을 염두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MLB.com은 "애틀랜타는 세일의 몸상태를 면밀히 주시하되,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애틀랜타는 가을야구에서 세일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의 데뷔를 한두 달 정도 늦출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5년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던 세일이 올 시즌 새로운 팀에서 예전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공식 SNS